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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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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조폭떡볶이 그리고 떡볶이에 대한 추억 어린시절부터 군것질하면 떡볶이만한 것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고 돌아오던 길. 지금은 기다란 홍대앞 카페거리 공공주차장이 그 옛날에는 당인리화력발전소로 석탁을 실어나르던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었다. 그 길 넘어에 작은 포장마차가 있었고 당시 연세가 그긋하셨던 아주머니가 맛있는 떡볶이를 10원에 1줄 인가에 파셨다. 우리 꼬맹이들은 그 포장마차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아주머니가 주문에 따라 앞으로 떡을 밀어주셨고, 서비스로 떡 반줄을 더 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간혹 그 거리에 가면 떡볶이 생각이 간절하다. 대학 시절이었나? 이미 그 아주머니가 하던 포장마차는 없어진 그곳에 푸드트럭 같은 것이 들어섰는데 조폭인 것처럼 몸에 문신이 있는 사람이 운영한다는 소문이 ..
2월 제철음식 뽀개기 긴 겨울이 끝나고 입춘이 다가오는 2월입니다. 겨울 동안 움추러들었던 입맛도 서서히 살려야 하는 시기죠. 이런 때는 가장 맛있다는 제철음식으로 몸에 영양분과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과연 2월에는 어떤 음식이 좋고, 우리 입맛을 살려줄까요? 우엉 뿌리채소인 우엉은 아삭하게 씹는 맛이 매력적입니다. 우엉조림을 해서 김밥에 넣어도 맛나죠. 반찬으로도 최고인 채소입니다. 특히, 당질의 일종인 이눌린이 풍부해서 신장에 에너지를 주고, 풍부한 섬유질이 배변 활동을 촉진시킵니다. 우엉은 많이 먹어도 살 안 찐다는 전설의 채소입니다. 바지락 국물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인 바지락. 그냥 삶아도 맛있는 바지락 찜이 되지만, 칼국수나 각종 찌개류에 넣으면 그 맛의 깊이가 더욱 강해집니다. 지금부..
설탕의 역사와 종류 인류 최고의 조미료라고 불리는 설탕. 설탕은 단맛을 가진 식물로부터 추출해 만든다. 대표적인 식물로는 사탕수수와 온대지역에서 재배되는 사탕무가 있다. 역사적으로는 이미 수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탕수수 시럽이 존재하는데 만들기가 힘들었으므로 예전에는 꿀이 설탕을 대체 해왔다. 설탕의 역사 우리가 지금 먹는 설탕은 사실 어두운 인류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다름 아닌 노예제도. 사탕수수 농장을 식민지에 걸설하고 노예를 통해 재배한 사탕수수를 거래함으로 제국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 부가 근대적인 국가의 틀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아직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7세기에 들어서면서 커피와 차, 초콜릿이 유행하게 되면서 설탕 소비도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춘천 장칼국수, 이은혜 찜이랑 국수랑 강원도 향토음식인 장칼국수. 고추장 베이스에 된장을 섞고 멸치육수나 고기육수로 국물을 끓여 칼국수와 장을 넣고 끓여낸 칼국수를 말한다. 생각에는 사시사철 언제든지 해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이 베이스가 되는 칼국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조개나 해물은 신선한 것을 강원도 산골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장칼국수가 발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춘천에 출장을 가서 일을 본 후 저녁을 먹으려고 기웃거리다가 찾은 집이다. 생면부지 처음 가는 집인데 동네가 음식점은 많은데 주차는 알아서 해야 하는 곳이다. 내비를 켜고 가는데도 찾는게 쉽지 않았다. 어렵게 가게를 찾은 후에는 주차할 곳이 마땅치가 않아 동네를 반 바퀴 돌아 간신히 주차를 하고 가게로 찾아갔다. 막상 가보니 장칼국수보다 삼겹살이 괜찮은지..
예술적 보쌈, 진미보쌈 광명시장 광명시장은 서울/경기권에 있는 시장 중에서도 먹을 것이 탁월한 시장 중 한 곳이다. 최근 재래시장을 현대화시키는 것이 유행처럼 지자체마다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로 막상 가보면 동선이나 시설이 깔끔하지 못한 곳도 많다. 광명전통시장도 상당한 크기에 많은 가게가 밀집되어 있지만, 여전히 어떤 가게가 어디에 있는지는 많이 헤맬 수밖에 없다. 보쌈이 괜찮은 집을 찾다가 검색에서 찾아낸 광명시장 진미보쌈. 솔직히 찾아가는데 꽤 빙빙 돌았다. 그래도 찾아서 다행! 시장 메인 도로가 아닌 옆으로 들어간 샛길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주변 상인들께 적극적으로 물어보시는 것이 좋다. 시장통에 있는 보쌈집답게 엄청 오래된 느낌이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포집이라고 하는 둥그런 탁자가 있다. 모두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
전주가마솥곰탕, 남양주, 화도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맛집은 무엇보다 기쁘다. 전주가마솥곰탕. 이 집은 그냥 우연히 배고파 국도변에 들렸던 집이다. 남양주 물류센터에 다녀오면서 배가 고파 들린 화도읍의 국내변 식당. 간판도 오래되어 보이는데 가마솥곰탕이 아침으로는 제격아닌가? 다음지도에는 검색이 엉뚱한 곳으로 된다. 뭐 장소야 여러군데 있을 수 있으니, 네이버 지도는 정확하게 잡아내준다. * 상호 : 전주가마솥곰탕 * 주소 :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 2269 (GS 남양주 주유소 맞은편)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노부부께서 운영을 하고 계셨다. 손님이 많을 때는 아마도 일하시는 분을 두지 않을까 싶은데 이른 아침은 달랑 우리 테이블 하나. 아침 뉴스를 보며 따끈한 곰탕 한 그릇을 먹었다. 작위적이지 않고 넉넉한 느낌이다. 두분의 할..
신호등 장작구이통닭, 서오릉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통닭은 튀긴 것도 삶은 것도 아닌 전기구이 통닭이다. 그런데 전기구이보다 더 맛난 것이 장작으로 구워낸 통닭이다. 일단 기름기가 쏙 빠져서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육질 그대로의 통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뜨거운 열기로 오븐에서 구워내는 방식으로 하는데 전기 열선으로 하는 것을 전기구이라고 하고, 장작을 때서 하는 것은 장작구이라고 한다. 장작구이는 장작을 어떤 것을 쓰느냐에 따라 은은한 향이 베어 나오는 것이 냄새까지 좋은 통닭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서오릉 입구로 들어가는 큰 길가에 자리 잡고 있는 서오릉장작구이통닭. 주차장은 본점 자릿수에 비해서 조금 부족한 편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불편함은 없다. 예전에는 천막 속에 노천 포장마차 같은 형..
밥장인돼지찌개, 일산 대한민국 최애 찌개는 아마도 김치찌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김치찌개를 다양한 변주곡으로 변환해서 자신들만의 레시피도 하나쯤은 자랑할 만큼 가지고 있을 것. 개인적으로 스팸돼지김치찌개를 선호한다. 그런데 사실 김치로 만드는 것은 뭐든 다 맛나지 않나? 일산에 일 보러 갔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한 밥장인돼지찌개라는 곳의 메뉴가 좀 신선하다. 가게에 사람은 없는데 깨끗하니 일단 들어가 본다. 이미 체인점으로 많은 곳에 지점들이 있다. 체인점의 장점은 평균의 맛은 한다는 것, 단점은 그냥 거기서 거기라는 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일단 자리잡고 앉았다. 밥장인돼지찌개의 독특한 점은 매운맛의 단계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때 겁이 나서 2단계를 먹었더니 ㅜㅜ 매운 거 못 드셔도 3단계는 가능할..
혈압 및 혈당에 도움이 되는 12가지 식품 음식은 생명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얻는 기본 수단이며,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기본적 증거이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오래전 인류의 조상은 함께 배고픔을 달래고, 나눠 먹는 공생의 삶을 살아왔으나 산업혁명 이후 음식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더니 이제는 배고파 죽는 사람보다 잘못 먹어 죽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기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농업사회 때만 해도 재배하거나 수집한 음식을 간단한 조리를 거쳐 섭취했다. 당연히 거친 음식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더 건강한 음식이었는지 모른다. 당시는 의료가 낙후되어 평균수명이 형편없었지만, 지금은 의료 기술로 망가진 몸을 지탱해주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 현대인의 몸은 실상 섭취하는 음식에 의해 서서..
충남 태안, 청산수목원 팜파스 축제와 핑크뮬리 태안에 가볼만한 수목원을 발견했다. 이름하여 청산수목원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 주소도 재미있다. 청산수목원의 시그니쳐 같은 연꽃을 상징하듯 도로명이 연꽃길이다. 처음 찾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 솔직히 그랬다. 해외의 유명한 가든에 비교해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태안 쪽 오시는 분들은 한 번쯤 다녀가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새롭게 정비된 넓은 국도를 달리다보면 청산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새로 포장된 아스팔트 길을 타고 들어가면 청산수목원 표지판을 따라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차를 주차하고 진입로로 들어가면 작은 매표 박스가 나오고 거기서 티켓을 구입하고 입장 가능하다. 특별히 벽으로 막혀 있거나 하지 않아 진입이 자유롭다. 성인 기준 1인당 8천 원의 입..
게국지 안면도 원조집 딴뚝통나무집식당 게국지라는 충청도 서산지역의 지역 향토음식이 있다. 나도 게장을 좋아하기에 놀랐지만 게국지라는 음식이 있는지를 몰랐었다. 지인의 소개로 게국지의 세계를 영접하는 순간. 새로운 신세계가 열렸다. 게국지는 게장 국물(게국) 혹은 주변 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의 국물 혹은 젓갈(갯국)을 넣어 만드는 김치라는 뜻인데 최근에는 이런 김치를 넣고 약간의 해산물을 더 넣어 끓여내는 찌개가 게국지로 통한다. 안면도에 가면 최근에는 온통 게국지 전문점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하지만, 게국지 집은 많지만 제대로 맛난 집이 별로 없다. 게국지는 게장이 기본적으로 맛나야 한다. 게장이 별거냐하겠지만, 그거 참 맛난 집도 고르고 골라야 한다. 소개받아 찾아낸 안면도 게국지 원조라는 딴뚝통나무집식당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게국지 백반..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마이야르 반응 흔히 고기는 굽는 기술이 좋아야 맛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고기 맛은 단 하나의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고기 맛은 원재료인 고기 자체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는 조리법에 따른 기술이 중요하다. 조리법 중 고기와 가장 친숙한 것은 굽는 방법이다. 고기에 열을 가해 구으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마이야르(Mailard) 반응이라고 한다. 프랑스의 화학자 마이야르가 1912년 논문에 발표한 내용이 고기 맛을 내는 중요한 현상을 규정했다. 보통 고기를 굽기 위해 열을 가하면 온도 160도에서 190도 사이에서 고기의 단백질과 당류에 분자 변화가 일어난다. 단백질에는 인간이 맛을 느낄 수 없는 큰 분자 단위에서 쪼개지면서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작은 분자단위로 변환..
갈치조림, 굼터 의왕 생선 요리를 맛나게 하는 집은 귀하다. 차라리 횟집이라면 오히려 편할지 모르지만, 생선조림이나 생선구이 그리고 탕은 보통 내공이 좀 필요하다. 생선구이와 생대구탕에 만족했던 집이다. 판교에서 의왕 넘어가는 길에 있는 굼터. 이번에는 가서 갈치조림을 먹어봤다. 이 집은 늘 반찬과 돌솥에 바로 해서 나오는 밥이 맛난 집이다. 가정집을 개조해서 가게로 사용하고 있는데 서비스는 왔다 갔다 하고 사람이 많아서 만족도도 왔다 갔다 한다는 점이 약간의 호불호를 만드는 집이다. 널따란 마당에 주차를 하고 한가득 열린 감나무를 바라보며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가게로 들어섰다. 보통 여기는 웨이팅이 있는 곳이어서 약간 식사 때를 살짝 비켜가면 좋다. 거실과 방을 개조해서 테이블을 놓다 보니 구조는 조금 엉성한 편이다. 하..
산삼골, 여의도백화점 오리고기는 일반적으로 사람 몸에 좋다는 의견이 많다. 동의보감을 역설하고, 불포화지방산과 레시틴 등을 언급하면서 오리고기가 마치 음식이 아닌 치료제인 마냥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오리고기는 엄밀하게 그냥 고기일 뿐이다. 당연하지만 닭과 비슷하지만 좀 더 살이 찰지고, 특유의 냄새가 있다는 정도가 다르다. 보통 그런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해 삼계탕처럼 탕을 끓일 때 한약재를 같이 넣기에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소문이 퍼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후배가 좋은 음식을 사준다고 하기에 찾아간 곳이 바로 여의도백화점에 있는 산삼골이다. 점심에는 오리전골정식이 있는 듯하다. 소박하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오리정식이다. 하지만 여기를 내가 점심 먹으러 간다고 하면 아마도 가지는 않을 듯하다. 가성비가 그다지 좋지는..
음식의 언어 책제목 : 음식의 언어 (The Language of Food) 부제목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작가 : 댄 주래프스키 번역 : 김병화 출판 : 어크로스 평가 : ★★☆☆☆ (비추) 처음 이 책을 2020년 첫 책으로 선정하기까지 나름 상당히 조심스럽게 살펴봤었다.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이 놓인 것을 확인하고 집어 들어 몇 페이지를 살펴보다가 구입을 했는데... 음.. 실수였다. 음식에 관한 인문학 책을 찾다가 고른 책인데 사실 이 책은 언어학에 가까운 책이라고 봐야 한다. 스탠퍼드 대학의 강의로도 개설되어 있고 인기라고 하는데 대학 때 제일 싫어하던 과목이 언어학이었던 것을 유추해볼 때 나에게는 안 어울리는 책이었던 것을 서점에서는 왜 몰랐을까? 영어권이 아닌 사람들이 언어학적으로 음식에 대해 이..
휴머니멀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정말 오랜만에 볼만한 다큐멘터리를 만났다. 인간과 동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난 1월 6일(월) 코끼리 죽이기라는 첫 편을 시작으로 1월 9일(목) 트로피 헌터를 방영했다. 사실 첫 편부터 몰입감이 대단했다. 이번 휴머니멀이라는 다큐멘터리의 핵심은 인간이 얼마나 동물들에게 잔인한가이다. 프로그램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 바로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박신혜와 코끼리 보호 운동가인 마이크 체이스 박사가 돌아보는 보츠와나는 코끼리의 천국이 아닌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상아라는 인간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해 코끼리를 쓰러뜨리고 척주를 손상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후 살아 있는 상태에서 상아가 있는 얼굴을 통째로 자른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짐승들도 서로 간에..